🥕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셜록 #버스킹 #오락실
  
• [제철휴식 곳간] 창의적인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 [제철휴식 장비소] 로디아 메모 패드
• [Q&A]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힘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예전에 자주 봤던 영드 '셜록'을 다시 보고 있어요. 지금 한 5번째 정주행 중인데, 볼 때마다 디테일한 부분이 새롭게 느껴지는 게 재밌어요. 특히 셜록은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이지만 연출이나 화면 편집에서도 제작자 분들의 센스가 돋보여요.

셜록처럼 이전에 봤던 영화나 드라마, 책을 다시 보곤 하는데요. 새로운 디테일을 찾는 재미 뿐만 아니라 인물에 따라 공감 포인트가 달라지는 저의 감정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과거의 제가 좋아했던 대사나 밑줄 그었던 문장을 다시 보면서 위로와 힘을 얻는 것도 다시보기의 큰 장점이에요.

우연히 저녁에 홍대 거리를 산책하다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게 됐어요. 홍대 거리에 버스킹 존에 나름의 규칙이 있는 것 같은데, 특정 구역에서는 항상 인디밴드의 버스킹이 열리더라고요.(여기는 상상마당 앞이었어요!) 호기심에 한 번 가서 구경을 했는데 선선한 봄 저녁에 야외에서 듣는 라이브 연주와 노래의 감각이 너무 좋아 그 다음날에도 또 가서 구경을 했어요. 버스킹 무대에서 연주를 하는 밴드들의 살아있는 감각은 딱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존재하는 일과 연결된 것 같아요. 그 에너지에 저도 빨려들어가 오랜 시간 서서 연주를 구경하는 데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어요.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까지 매주 버스킹 공연 구경을 가보려고 해요.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창의적인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제철휴식 장비소

휴식은 장비빨, 장소빨. 휴식을 돕는 장비와 장소를 소개합니다. 제철 휴식의 시작, 혼자서 어렵다면, 적절한 장비와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받아보자구요.

🌳 큐레이터 김바리의 제철휴식 장비: 로디아 메모 패드

미니 사이즈의 메모 패드를 책가방 앞 주머니에 넣어두고 가끔씩 꺼내 봅니다. 꺼내는 순간, 시간 여행이 시작돼요. 츠타야 오카야마점에서 마음에 드는 노트를 고르던 장면, 좋아하는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을 발견한 순간, 이후 스쳐가는 상념들을 붙잡아 꾹꾹 눌러 기록하던 시간과 그 흔적들.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동 시간엔 꼭, 한 번은 이 메모 패드와 펜을 꺼내 봅니다. 추억과 기억과 미래에 대한 소망이 가득 담긴 나만의 메모 패드. 여러분도 자주 쓰는 문구를 여행지에서 구매해 보세요. 자주 꺼내 쓰는 만큼 소소한 행복도 자주 찾아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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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휴식 상담소

지난 호 제철휴식에서 감정회고 툴킷을 구독자분들께 무료로 나눠드리는 이벤트를 했었는데요. 많은 구독자분들이 신청해주시고, 큰 호응을 보내주셔서 저도 덩달아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감정 회고 툴킷을 개발하며, 저는 셀프 회고겸, 테스트겸, 저 혼자 그리고 주변의 친구, 가족들과 함께 여러번에 걸쳐 회고를 진행했는데요. 제가 감정을 중심에 두고 회고를 하면서 배웠던 점을 차분히 다시 기록해봤어요.

<감정 회고를 여러 번 하면서 배운점>

지난 1분기를 감정으로 회고하며 배운 사실이 있다.

1월에 제일 기분 좋았던 일을 꼽는데 [출간 제안]을 받은 일을 선택했다. 물론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1월에는 정말 재밌었던 대만여행도 있었고, 휴식북클럽도 새로 시작했고 평소에 좋았다고 생각했던 일이 많았는데, ‘정말 이 모든 걸 제칠만큼 행복했나’ 하고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이 감정이 [행복]이 아니라, 불안으로부터의 [안도]였다는 걸 알았다.

설명을 덧붙여 보자면, 내가 순수하게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불안을 느낄 때 그걸 덮어 줄 보상과 같은 [안도]라는 느낌은 성격이 좀 다르다는 걸 구분할 수 있었다는 게 내게 큰 성과였다. 그 안에서 ‘나 지금 맞아?’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지쳐있었던 나를 구출하듯 발견했다. 나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믿어주고, 인정해 줄 내면의 동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감정을 중심에 놓고 돌아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던 내 모습이었다. ‘오 이런 성과가 있었네!’하면서 성취를 중심으로 겉치레 축하만 하는 회고였다면, 그냥 그렇게 또 외부의 인정과 칭찬을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외부의 인정이 삶의 중심이 되면, 삶이 자꾸 흔들린다. 또 칭찬 없나? 하면서 자꾸 다음 먹이를 찾아 헤매게 된다. 불안할 때 나는 늘 이 패턴 안에 빠졌다. 이럴 때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내면으로부터 내게 보내는 진짜 응원이다. 이것을 ‘내적 동기(internal motive)’라고 부른다.

지나온 시간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다. 힘들고 외롭고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으로 삶의 시간을 하나로 퉁쳐버리기 때문에, 진짜 나를 응원해주는 지지의 힘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을 쪼개서 보면 좀 달라진다. 분명 내게 의미있는 시간들이 삶의 단위에서 존재했고, 절대 칭찬받지 않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시간도 존재했고, 스스로에게 감사를 느끼지 않고 무감각하게 지나가면 안되는 귀한 순간들이 내게 존재한다.

회고는 시간을 쪼개서 삶의 단위를 새롭게 바라보는 힘을 가진다. 특히나, 내 감정을 중심에 두고 회고하면 안보이던 삶의 영역이 새롭게 보인다. 그리고 너무 중요했지만, 내가 놓쳤던 ‘나를 응원하는 힘’을 새롭게 얻는다.

이런 내용을 정리하고 보니, 1) 바쁘고 정신이 없는 상태, 1) 흐리멍덩한 상태, 2) 자극에서 자극으로 이어지는 상태, 3) 성취가 불안을 덮는 상태에서는 ‘진짜 내게 중요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 레벨이 낮거나, 삶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을 때, 나를 돌보는 감각이 현저히 떨어졌을 때 회고가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는 뜻이겠죠.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삶의 중간 중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제안을 해요. 감정 회고 툴킷을 사용하셔도 좋고, 내가 좋아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이나 방법 어떤 것이든 좋아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잠깐 시간을 내어, (약간의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져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라요.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갈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