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불멍 #감정회고 #붕공호흡
  
• [제철휴식 곳간] 배우 이청아가 말하는 어른의 정의
• [Q&A] 내 삶의 브레이크를 거는 법
• [모집중] 제철휴식 크루 3기를 모집합니다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가끔씩 자연 속에 폭 파묻혀 여유를 즐기거나 불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오직 타닥타닥 소리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요. 이번에 짧은 겨울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숙소 앞에서 오래도록 불멍을 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잠깐 앉아 있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장작 한 박스가 다 탈 때까지 불 앞에 앉아 불에만 집중했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외부와 차단된 채로 자연의 현상에만 집중한 게 얼마만인가 싶었어요. 불멍을 마치고 깨끗한 개운함을 느끼며 편히 잠이 들었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왜 어떤 일은 기억에 많이 남고, 어떤 일은 쉽게 잊혀질까?’가 궁금해졌어요. 생각해보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일들은 1) 내가 결정한 일이거나 2) 감정적이 기억에 남는 일이더라고요.

연말회고를 하고 싶어 친구들을 불러 감정을 기준으로 한 해를 돌아봤어요. 1) 나를 즐겁게 한 일이나, 2) 나를 힘들게 한 일들이 명확히 구분되면서 내년에는 나 스스로를 어떻게 더 잘 도울 수 있을지 방향을 잡혔어요.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에 기뻐하는지, 무엇에 쉽게 지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은 내가 원하는 방행대로 삶의 모양을 만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제철휴식 구독자분들도 한 해 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을 중심에 두고 회고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기를 추천해요.

*그리하여, 제철휴식 구독자분들께 ‘2023 감정 회고’ 툴킷의 할인 링크를 선공개합니다. 정식 오픈 전 3일간(~31일)까지 특별 할인가로 감정회고 툴킷을 만날 수 있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붕어빵을 좋아하는 사람과 살고있는 덕에 2~3일에 한 번은 붕어빵 가게에 들르는 겨울을 보내고 있어요. 붕어빵을 먹기 전 봉지에 코를 박고 킁킁하는 동거인의 모습이 웃겨서 ‘붕공호흡’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붕어빵을 사자마자 어찌나 다급하게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지, 냄새를 맡고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저도 내내 깔깔 웃게됩니다.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배우 이청아가 말하는 '어른'의 정의

이청아: 저는 어느 순간부터 저를 좀 믿기로 했어요. ‘그래. 사람이 좀 실수할수도 있지 뭐. 거기서 배우면 되지.’라는 자세를 갖추고나서부터 인생이 좀 평화로워졌거든요. 스스로의 ‘패널티’를 인정해줄 수 있으면 그 때부터 어른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내 자신의 단점도 인정해 줄 수 있을 때부터요.

Ⓒ 유튜브 MOCA 이청아

그녀가 말하는 ‘어른’의 정의가 제 마음을 편하게 해줬어요. 나 스스로에 대한 패널티를 인정해준다는 건 결국, 내 모자란 점이나 부족한 점도 그럴 수 있다고 받아주는 일이잖아요. 나의 실수에 스스로 관대해 질 수 있다는 것은 나의 빛남뿐만 아니라, 나의 어두운 면까지도 끌어안아 사랑해주는 일 같아요.

내년의 다짐은 이걸로 정했어요. 2024년 한 해는 ‘내 모자람을 더 사랑해주는 해’로 만들어보자고요!

K님의 휴식고민

10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작가가 되었습니다. 꿈꾸던 일을 하게 돠어 행복하지만, 집에서 일을 하고 또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일과 쉼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더라고요. 일도 많고 가족들 챙길 것도 많다 보니, 쉴 때는 내가 이렇게 쉬고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도 자주 들고요. 어떻게 편안하게 잘 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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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브레이크를 거는 법"

큐레이터 보라의 편지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바쁠 때 나를 돌보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것을 비효율적으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에 우리는 멈추는 연습에 서툴죠. 그래서 반대로 오히려 너무 바쁘거나 정신이 없는 시기야말로, 나를 위해 제대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연습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요즘이 너무 정신없고, 바빠서 너무 속도가 빠른 시기라면 이 속도감을 잘 기억하면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거는 연습을 해보는거죠.

속도를 늦출 때는 말 그대로 ‘브레이크’가 필요해요. 제가 사용하는 몇 가지 브레이크를 소개할게요.

① 사람으로 거는 브레이크 : 혼자 일할 때는 늘 머릿속에 여러 개의 창이 열려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면 대화와 에너지에 집중하게 되면서 혼자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생각들이 꺼지는 느낌이 들어요. 유독 함께 있으면 시간이 빨리 가는 사람, 마음이 쉬게 되는 대화를 나누게 되는 사람이 있죠. 그런 사람들을 찾아 잠깐이라도 에너지를 나누는 일을 추천해요.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아요.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를 느끼면서 혼자서 고민하던 의뭉스러운 걱정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특히 커리어를 전환한 후에는 비슷한 직군이나 비슷한 환경에 놓여있는 동료들의 존재가 힘이 됐어요. 나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독서모임이나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아보는 일도 도움이 돼요. 이 때, 제일 중요한 건 사람들과 만나면서 ‘내 에너지의 누수가 심하게 생기지 않나’를 세심하게 챙기고 점검하는 일이에요.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 오히려,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는지 잘 감지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가 보세요!

② 장소로 거는 브레이크 : 당장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면, 아주 잠깐이라도 물리적 장소를 바꿔보는 것을 추천해요. 익숙한 장소에서 벗어나보는 거죠. 집 안에 있다면 방에 있었다면 거실에 잠깐 나가 눈을 감고 있는다거나, 거실에 있었다면 화장실에서 잠깐 따뜻한 물로 오래 손을 씻는다거나, 부엌에 있었다면 침실로 장소를 옮겨서 잠깐 혼자 있어 보는거죠. 사실 제일 좋은 건, 혼자서 산책하는 일이에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잠깐이라도 혼자 걸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늘 가던 카페 대신 처음 가보는 골목이나 동네를 걷는 것도 좋아요. 혼자 걷거나, 새로운 장소를 탐방 하면서 온통 내면으로 집중되어있던 에너지를 잠깐 밖으로 돌리는 시도를 해보는거죠. 머릿속의 온갖 멀티테스킹을 멈추기 어려울 땐 물리적 단절의 힘을 빌려보세요.

③ 감각으로 거는 브레이크 : 신체적,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감각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좋아요. 좋아하는 향을 잠깐 맡는다거나(저는 정서적 환기가 필요할 때 시트러스 향을 자주 맡거나 뿌려요. 굳이 물리적 장소를 이동하지 않아도 잠깐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좋아하는 음악을 한 곡 듣는거죠. (미리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의 목록을 여러 개 저장해뒀다가 치트키처럼 활용하면 좋아요.) 좋아하는 향초를 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창 밖을 바라보면서 시각적 자극을 가까이서 멀리로 전환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아예 눈을 잠깐 감고 있는 것도 좋고요! 좋아하는 초콜릿 하나를 먹거나, 음료를 마시는 일도 브레이크가 될 수 있어요. 어떤 감각이든, 내가 유독 더 좋아하는 것들을 기억해뒀다가 나를 위한 멈춤의 신호로 적절히 꺼내 해줄 수 있다면 감각의 덕을 톡톡히 보게 될 거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방법으로도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면 좋겠어요. ‘더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는 만큼 바쁘지만 나는 계속 달리고 있구나. 그래서 내가 지금 힘들구나.’ 하고 지친 나를 알아주는거죠. 지친 나를 알아주는 것만큼 큰 위로가 되는 것이 없거든요.

지금이 인생의 여러 여정 중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기도 있잖아요. 분명한 건, 이 속도로 달리는 시기도 결국에는 끝난다는 것이에요. 정체구간이 나타나거나, 톨게이트를 지나 오솔길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때마다 중요한 건, 그 길을 모두 피해가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길을 지나고 있는 나를 놓치지 않고 봐주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기로 해요! 지금 어디에 있든 나를 다정하게 계속 잘 지켜봐주기로 해요.

[제철휴식에서 휴식 크루 3기 를 모집합니다]

휴식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나누는 제철휴식에서 휴식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갈 휴식 크루를 모집합니다. 휴식을 함께 공부하고, 새로운 영감을 나누고 싶은 분들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

• 구독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합니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휴식의 모양을 만들어 가고 있는 구독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합니다.
• 휴식을 함께 공부할 ‘휴식 북클럽’을 함께 합니다. 매월 휴식이나 마음챙김, 철학/인문서 등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전문서적을 함께 읽습니다. 쉬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 일상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태도 등에 관해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모임은 마포구에 있는 그린브릭에서 진행됩니다.)
• 휴식을 주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콘텐츠로 발행하는 경험을 함께 합니다. 휴식텃밭, 휴식장비소 등 나만의 휴식 장면을 관찰하고 글로 엮어 함께 발행합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진행됩니다.)
• 함께 쉬어요. 휴식 북클럽을 마치고 함께 산책을 하거나, 하늘을 보는 등 일상의 숨쉴틈을 같이 시도해 봅니다.

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