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글씨또박또박쓰기 #창풍경담기 #서울사투리
  
• [제철휴식 곳간] 해방된다는 느낌
• [제철휴식 장비소] 동심으로 접속하는 보드게임 (+신작 보드게임 소개)
• [제철휴식 상담소] 저녁시간에 스마트폰을 보면 하루를 망친 기분이 들어요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요즘 일이 뜸해 책을 많이 읽고 있어요. 그러다가 좋은 문장이 보이면 노트에 받아적고는 하는데, 빠르게 갈지자로 쓰는 평소와 달리 조금 더 마음을 담아 또박또박 쓰니까 그 자체로 저에게는 고요한 휴식이 되더라구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랄까요.

숲이나 공원 주변의 카페로 가서 개방감을 느껴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카페가 좋을 때도 있지만 가만히 휴식을 하고 싶을 때는 창이 큰 카페를 갑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계절마다 다른 초록색을 느끼고, 비가 올 때는 떨어지는 빗방울과 빗소리, 비 냄새를 온전하게 담아봅니다. 내면이 아닌 외부에 눈을 돌리고 이렇게 말 그대로 멍때리는 순간이 필요해요.

저는 종종 컨셉을 정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친구와 1990년대 느낌으로 맞춰 입고 동묘, 을지로, 광장시장에서 놀았답니다. 서울사투리를 흉내내보기도 하고 그 시기의 유행하던 음악을 들으며 잠시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었어요. 원래도 그 시기를 동경하던 사람인지라 옛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동네에 가서 놀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사진은 세운상가에 있던 다방인데요, 예전부터 계속 지속되고 있던 곳이라 옛 물건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오랜만에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다시 정주행했어요.

주인공 미정이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만들게 된 ‘해방클럽’ 이야기가 역시 다시 봐도 재밌었어요. 나약함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태훈,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상민, 항상 미소짓는 자신에게서 해방되고 싶은 향기, 꽉 채워지는 경험, 충만하게 사랑받는 경험을 통해 메말라가는 자신을 해방시키고 싶은 미정. ‘해방’은 진짜 나로 살아가고 싶은 분투라는 것을 배웠어요. 해방클럽에는 세 가지 운영원칙이 있어요.

• 행복한 척 하지 않겠다.
• 불행한 척 하지 않겠다.
• 정직하게 보겠다.

세 문장을 보면서 SNS에 속에 그려진 자아가 먼저 떠올랐어요. 행복한 척, 불행한 척, 성취한 척, 넘어진 척하는 과장된 내가 있지 않은지 돌아봤어요. 왜곡된 내가 담겨진 공간에서는 ‘해방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선명해 졌어요.

‘나를 정확히 본다는 것’. 그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해방클럽에서는 내가 해방되고 싶은 것을 찾은 것만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은 것 만으로 큰 성과라고 이야기 해요. 나답지 않은 옷을 입고, 갑갑하게 무언가 연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어디로부터 벗어나고 싶은지가 더 명확해 질거예요.

저도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지 적어봤어요.

•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에서 해방되고 싶다.
• 그럴듯한 삶을 살고 싶다는 환상에서 해방되고 싶다.
•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되고 싶다.
•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해방되고 싶다.

이걸 떠올리면서 잠깐이지만 속이 좀 편해졌어요. ‘여기가 막혀있었구나’하며 나를 알아준 것 같아서요. 나를 가두는 것 같은 답답함이 밀려올 때, 이 문장들을 곱씹어 떠올려보려고요.

님이 갑갑함을 느끼는 상황은 무엇인가요?

님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나요?

제철휴식 장비소

휴식은 장비빨, 장소빨. 휴식을 돕는 장비와 장소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제철 휴식의 시작, 혼자서 어렵다면, 적절한 장비와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받아보자구요.

💡 신작 보드게임 소식!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신작 보드게임의 마케팅 디렉터를 맡게 됐어요. (좋은 게임은 널리 널리 알려야 하니까요.) 축구 경기를 테마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매직넘버일레븐>이라는 보드게임인데요. 1:1 대국도 가능하고, 친구들과 편먹고 팀전을 하는 것도 가능해요. 친구들과 왁자지껄 아이처럼 놀 수 있는 게임으로 딱이라 자신있게 추천해요. 게임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구경해보세요!

제철휴식 상담소

제철휴식 구독자분들의 MBTI 별 다양한 휴식 고민을 다룹니다.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휴식을 바라보고, 고민하고 있는 사연이라면, 더욱 유심히 보아주세요. 매주 제철휴식 큐레이터가 공들여 작성한 편지로 답해드릴게요.

💬 INFJ인 M님의 휴식고민 사연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편인데요. 종종 7-8시에 일어납니다. 그러다보니 오후 6시 즈음 저녁까지 다 먹고 나면 할 게 없어서 스마트폰을 자주 하게 됩니다.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다보니 분명 아침부터 18시까지 알차게 하루를 보냈음에도 엉망으로 하루를 보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스마트폰 말고 이 시간에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이고 이렇게 고민하는 저를 보면서 계속 무언가를 하려고 하나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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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을 바꾸는 대신 마음을 바꿔보세요."

큐레이터 보라의 이야기

저녁 시간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내고 싶은 M님께 먼저 이런 질문을 건네고 싶어요.

❶ ‘저녁 시간에 스마트폰 보는 나’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나요?

•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게으른 나
• 하루종일 많은 일을 했음에도 하루를 엉망으로 마감하는 나
• 스마트폰에 허우적대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의지력이 부족한 나

나도 모르게 나를 평가하고 비판할 때는 날이 서게돼요. 동시에 주눅이 들게되죠. 그 상태에서는 정서적 에너지도 작아지고, 새로운 것을 해낼 힘 역시 작아져요.

나를 채찍질하는 방식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도 금방 지치게 되죠.

결국, 중요한 건 ‘스마트폰을 보는 일’ 자체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나를 보는 관점’이에요.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어요.

• 하루 종일 몸을 썼는데 육체적 에너지가 완전 바닥난 것은 아닐까?
• 하루 종일 밖에 나가 사람들과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고,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뇌를 너무 많이 쓴 것은 아닐까?
• 하루 종일 자극을 받아들이고 소화했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는 반대로 수동적인 에너지를 쓸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온종일 육체적/정식적으로 모든 힘을 다 써버린 저녁 시간에 없는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뇌에서 강력한 신호가 오는 중이겠죠. ‘이제 더 쓸 에너지가 없어. 가장 쉽고 간단하고 편한 걸 해!’ 라고요.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쉽고 빠른 몰입을 제공하죠. 때로 뇌를 멈추고 생각을 하지 못하게 숨게하는 안락한 안식처가 되기도 하고요. 새로운 에너지를 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빠지는 우리의 패턴은 이제 몸에 익어 익숙해진 리듬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아예, 이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반대로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요!

❷ 스마트폰 보는 저녁시간을 기꺼이 환대해주세요.

패턴을 한 번에 바꿀 수 없다면, 그 시간을 반대로 만끽해보는 거예요. 대신, 스마트폰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정해두면 좋겠어요. 시간의 경계를 뚜렷하게 만드는 거죠.

• 저녁을 먹고 7시부터 9시까지는 스마트폰을 완전 재미있게 보는 시간
• 하루 종일 수고한 나에게 선물하는 달콤하고 자극적인 허락의 시간

✻ B2B 휴식 프로그램

잘 충전하고 회복하고 싶은 조직이나 단체의 고민에 열려 있습니다. 휴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신 분들은 라이프컬러링 워크숍 안내서를 참고해 라이프컬러링으로 메일 (bora@lifecoloring.me)을 보내주세요!

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