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오랜만에빠진책 #달리면서내가본것 #좋아하는일을하는사람
  
• [제철휴식 곳간] 휴식크루와 9월에 읽은 휴식책
• [제철휴식 장비소] 바람이 들어오는 창 앞
• [Q&A] 거창한 쉼보다 짬짬이 휴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클래스 소개] 일상을 바꾸는 나만의 휴식법 찾기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침실에서는 책을 읽자!'라고 다짐했지만, 자꾸 휴대폰이나 TV 리모콘을 만지게 되었어요. 침대 옆에 좋아하는 작가의 짧은 글을 두어봤지만 쉽지 않았고요. 그러다가 지난 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밥 먹을 때도 보고, 일어나서도 보고, 자기 전에도 보면서 2주만에 완독했어요. 그래서 깨달은 게 있어요. '아무 책 말고, 잘 쓰여진 책을 조금씩 읽는 재미도 있구나!'라고요. 요즘 저는 관심 분야의 두꺼운 책을 매일 조금씩 읽는 것을 휴식으로 즐기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하루키의 신작 <도시, 그 불확실한 벽>을 읽기 시작했어요. 지난 주말에는 동네의 치킨집에서 포장한 후라이드 치킨과 레드 와인을 즐기면서 하루키의 책을 읽었는데,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

9월엔 매일 30분씩 달리고 있습니다. (저한테 가끔 이런 미션을 주는 재미가 있어요.) 코로 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지 않게, 주변의 풍경을 관찰할 수 있는 속도로 뛰는 것이 규칙인데요. 페이스 조절을 잘못해서 헉헉거리는 순간도 있지만, 최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뜁니다. 뛰면서 마주하게 되는 산책 나온 동물 친구들, 스트레칭하는 어르신들, 근사하게 뛰어가는 사람들, 떼를 지어 날아가는 새들.. 평소에는 놓치기 쉬운 장면들을 한 걸음씩 내딛으며 눈에도 꾹꾹 밟아가며 담는 요즘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걸 좋아합니다. 영감과 자극도 가득 채우는 시간이라 좋아해요. 이번주에는 에리카팕님의 <언니, 밥 먹고 가> 북토크를 다녀왔고 <찬빈네집>을 쓴 찬빈님이 최근 여행 때 뉴스레터를 보냈는데, 구독자를 위한 오프라인 커피 토크를 열어서 다녀왔어요. 다소 바쁜 주였지만, 시간 내서 부지런히 이곳저곳 다니며 멋진 이들을 봐서 채워진 느낌이 듭니다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휴식크루 2기와 함께 읽은 9월의 책은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소개합니다.

❶ 『도둑맞은 집중력』은 시간과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우리의 현실을 그려낸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순간 순간 스마트폰에 집중력을 빼앗기는 저를 보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잠깐의 집중력도 허용하지 못하는 것이 개인의 실패가 아닌 사회적, 구조적 실패라는 것을 다양한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그려낸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몰입, 딴생각, 주4일, 음식, 정치가 어떻게 우리의 집중력과 연관되어 있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❷ 『인정욕구』는 매슬로가 정의한 인간의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인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다룬 책이에요. 특히 SNS를 통해 시장가치가 매겨지는 현대사회에서 인정욕구를 잘 다스리며 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다소 학술적이고 평면적인 분석이 많았다는 크루들의 평이 있었지만) 인정욕구의 과잉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크루들과 함께 밑줄 그은 부분을 모아 소개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 요한 하리

•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 글 쓰는 행위가 시의 이유예요. 등반도 마찬가지죠. 내가 흐름 속에 있음을 인식하는 거예요. 흐르는 것의 목표는 계속 흐르는 거예요. 정상이나 유토피아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 머무는 거에요.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는 거예요. 그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위로 오르는 거죠.
• 가는 곳마다 자신을 방송할 뿐 다른 정보는 수신하지 않는 사람들로 둘러싸이는 느낌이었다. 주의가 부패하면 나르시시즘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몰입 상태가 되려면 단일한 목표를 택해야 하고, 그 목표가 반드시 자신에게 유의미해야 하고, 능력의 한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어야 한다.
• 몰입한 사람은 자신이 오로지 현재에 머무는 기분을 느낀다. 자의식이 사라지는 상태를 경험한다. 자아가 소멸해 목표와 내가 하나되는 느낌과 비슷하다. 내가 기어오르는 암벽이 곧 내가 되는 것이다.
• 주의력을 되찾으려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방해물들을 제거하는 방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몰입의 원천으로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한다.
• 이메일과 전화를 받는 행위 같은 “기술의 방해”가 직원들의 IQ를 평균 10점 떨어뜨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적 차원에서 IQ 10점 하락은 대마초를 피웠을 때 IQ에 가해지는 타격의 두 배다. 즉, 업무 수행의 측면에서 볼 때 문자와 페이스북 메세지를 자주 확인하느니 책상에서 마약을 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 전환에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은 더 느리고, 실수가 잦고, 덜 창의적이며, 자신이 하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 그는 일상에서 너무 오랜 시간 방해를 받으면 모든 외부의 방해에서 벗어났을 때 스스로를 직접 방해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 삶은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 -닐도널드 월시-

『인정욕구』 - 에노모토 히로아키

• 인정욕구에는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는 심리뿐만 아니라 비판이나 거부처럼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는 심리도 포함합니다.
• 채워지지 않은 인정욕구가 주변에서 인정받는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심리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 허물없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원한다면, 방법은 과감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 뿐입니다.
• 인정욕구가 강한 나머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왜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거지?’ 인정과 칭찬을 요구하는 것처럼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심리가 강하면 상처받으려는 순간 피해의식이 발동되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지요. 이는 동물의 일반적인 방어 본능인데, 자신감이 없고 불안감이 심해지면 이런 반응이 쉽게 나타납니다.
• 무시불안은 상대방에게 무시당하거나 얕보이지 않을지, 가볍게 보이지는 않을 지 불안해하는 심리를 말합니다.
• 환상적 전능감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속한 환경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권력과 통제력,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 비현실적인 자아상은 근사하고 유능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자신의 이미지에 금이 가지 않도록 환상적 전능감에 필사적으로 집착합니다. 따라서 불가능한 일에는 애써 도전하지 않고 못 본 척하며 허세를 부립니다. 계속해서 인정받거나 칭찬받지 못하면 자기애로 넘치는 자아상이 유지되지 못하고 환상적인 전능감이 무너지게 됩니다.
• 교환가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도, 즉 인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러한 시장경제 체제에 잠식되면서 우리 인간의 가치도 어떤 능력이 있고, 어떤 인격을 지니고 있는지와 같은 실질적인 측면보다는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 상대방에서 호감을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습니다.
• 결국 인정욕구에 지배당하는 한 늘 상대방이 기대하는 ‘나’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제철휴식 장비소

휴식은 장비빨, 장소빨. 휴식을 돕는 장비와 장소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제철 휴식의 시작, 혼자서 어렵다면, 적절한 장비와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받아보자구요.

Interview

예전에 한 매체와 진행했던 인터뷰의 사전질문을 받고, 텍스트로 저만의 답을 적어두었던 내용을 공유해요. 루틴과 휴식, 좋은 일상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거나, 쉼을 화두로 ‘라이프컬러링’ 만들어 가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이라면 질문과 답을 가볍게 쭉 읽어보시기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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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한다. 거창한 휴식 보다 ‘짬짬이 휴식'이 더 중요하다고."

큐레이터 보라의 이야기

Q1. ‘라이프컬러링’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했고, 왜 그만두게 되었나?

원래 여행사에서 마케터로 일했다. 셀프 인테리어 하는 걸 좋아해서 인테리어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블로그가 조금 잘 되기 시작하면서 (무모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그 이후 여행과 인테리어 키워드의 접점에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좋았지만, 갑자기 생활패턴이 바뀌고 일에 대한 중압감이 커지면서 퇴사 후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Q2. 그만둔 후 ‘게으른 시간’을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예를 들어 온종일 TV를 보고, 낮잠 자고, 간편식으로 대충 식사를 먹는 일과) 이게 ‘진짜 휴식’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깨달았나?

의도적으로 (마음 먹어서) 게을러진 게 아니었기 때문에 휴식이고 아니고 구분할 여력도 없었다. 무기력이 찾아오니까 늘 마음이 붕 떠 있는 느낌이었고, 무엇하나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저절로 게을러졌다. 분명 여가 시간은 더 많아졌고, 몸이 편해진 시간도 많아졌지만, 마음은 더 불안하기만 했다. 아무리 쉬는 시간을 보내고 충분히 충전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부터,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Q3. 자신이 느낀 점을 ‘컬러루틴키트’로 만들었다.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 도구를 만들었나?

나 스스로를 위로할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우연히 예술가들의 하루를 컬러로 담아 놓은 차트를 발견했다. 엄청 유명한 예술가들의 하루 생활 패턴이 담긴 것이었는데 나보다 더 게으른 사람이 많다는 것에 위로를 받았다. 모든 사람들의 패턴이 다 다르다는 것도 위로가 되었다. ‘아 다 같을 필요가 없구나, 다 달라도 되는구나, 나한테 맞는 걸 찾으면 되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 하루패턴, 일주일 패턴이 궁금해져서 이걸 그릴 수 있는 차트를 엑셀로 만들었다. 늦게 일어났으니까 망친 하루야, 운동을 했으니까 성공한 하루야. 이런 잣대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시간을 한 번 보고 싶어서 만들었다. 스스로 위로를 받고 싶어 만든 도구다.

Q4. 최근 제작한 ‘휴식수집가를 위한 보드 게임’은 내게 맞는 휴식을 찾는 게임이다. 게임 형식으로 만든 이유가 있을까?

‘일하기도 바빠죽겠는데 휴식을 찾는데 탐구까지 해야돼?’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휴식을 발견하는 일이 놀이처럼 아주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너무 진지하게 '자 이제 나 스스로를 발견해봅시다.', '나한테 맞는 휴식을 탐색해봅시다.' 하면 머리가 아파지지만, '보드게임 한 판 하면 쉴까요?' 하면 장벽이 낮아지니까, 놀이의 형태로 꼭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보드게임 작가인 남편의 덕이 컸다. 맨날 옆에서 보드게임 제작하는 모습을 보다가, 진짜 딴 세상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은연중에 남편 모습이 학습이 되어서, 놀이로 만들고자 하니까 보드게임이 딱이다 싶었다.

Q5. 하루 중 좋은 시간/나쁜 시간이 존재한다. 때론 ‘나쁜 시간’을 너무 많이 가졌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이런 죄책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마음에 들지 않는 하루가 늘 반복해서 찾아온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좋은 날, 힘든 날이 생에 걸쳐 늘 반복해서 찾아온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의 단위로 내 시간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2년 넘게 일주일 루틴을 그리고 또 1000명 이상의 워크숍 참가자들과 이 작업을 하면 발견한 점이 있다. [그 누구의 일주일에도 좋은 일과 힘든 일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주일 전체가 좋기만하거나, 전체가 모두 나쁜 것으로만 꽉 차 있는 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잠깐의 틈이 되어준 5분이 존재하고, 아무리 좋은 에너지로 차있는 한 주도 나를 심난하게 한 일들이 발생한다. 우리의 일상에 이 두개의 시간이 모두 존재함을 알게 되면, (심지어 누구에게나 그런 적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쁜 일이 다가와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왜냐면 이 나쁨은 영원하지 않고, 어떤 좋음도 늘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Q6. 반면 ‘좋은 시간’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좋은 시간을 찾아내는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가?

꾸준하고 애틋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엔 컬러로 일주일의 시간을 기록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일상에서 잘 쓸 일이 없는 마커펜이라는 (전문 미술)도구, 노트를 펼쳐 수련하듯 명상하듯 한주를 돌아보면, 내가 좋았고 마음 편했던 시간이 분명히 구분된다. 그걸 감정 기반으로 기록하고, 왜 좋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나에게 묻기도 하고, 리스트로 따로 빼서 만들어 두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와 애틋하게 대화하고 관찰하는 시간을 통해 나를 애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조금씩 적립중이다.

Q7. 세상에 수많은 휴식법이 있다. 그중에 나에게 맞는 것, 맞지 않는 것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몸이 너무 피곤한 시기에는 저절로 낮잠을 자거나 누워있고 싶어진다. 본능적으로 육체적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근데 실제로 쉬는 시간이 생기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더 혹사 시키거나 피로하게 만드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나는 이걸 ‘엉뚱한 휴식'아라고 부른다. 충전과 회복에 필요한 활동과 정반대되는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엉뚱한 휴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욕구와 감정을 찾아내는 작업, 내 상태를 잘 감지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Q8. ‘컬러루틴키트’, ‘휴식수집가를위한보드게임’ 등은 일종의 ‘루틴’ 만들기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나?

꼭 이 방법이 모두에게 맞다고는 생각 안한다. 다만 누구에게나 [내 시간의 주도권을 갖는 일]은 중요하다고 본다. 시간의 주도권이라는 건, 내가 내 일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힘이다.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쉬고, 내가 더 편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도록 허락하고, 나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일상의 시간을 잘 이해하고 있는것]이다. 라이프컬러링에서 만드는 도구들은 그런 활동을 도와주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시작하려고 하면 어렵지만, 가이드와 룰이 있는 도구의 힘을 빌리면 조금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Q9. 요즘 ‘리추얼’ ‘갓생 살기’가 화두다. 언제부터 그것마저 과업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이를 부담 느끼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이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리추얼이나 갓생살기, 루틴을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일상을 만드는 일은 더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 더 성공하기 위해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수단이 아니다. 그냥[ 한 인간으로 삶을 어떻게 살 것이냐에 대한 답을 가지는 일]이다. 그래서 오직은 답은 ‘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이 작업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아끼니까.', '나는 나를 더 존중하고 싶으니까.', '더 정확한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고 싶으니까.' 하는 다정한 마음을 품고 나를 돌보셨으면 한다.

Q10. 개인적으로 어떤 휴식법을 즐기나? 일상에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매 시기마다 좋아하는 휴식이 바뀐다. 요즘에는 #식물돌보기 와 #보드게임 하기에 빠져있다. 식물을 돌보때는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 생명을 관찰하는 일 자체가 비일상적인 일이라 그런 것 같다. 식물이 잘 지내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내면의 고요함과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루틴 중 하나이다.

보드게임은 놀이를 담당하고 있는 휴식이다. 가끔씩 초등학생 처럼 깔깔대면서 놀고 싶을 때가 있지않나. 그럴 때 스마트폰을 저 멀리 치워두고 보드게임을 하면서 논다.

거창한 휴식 보다는 일상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짬짬이 휴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 5분, 일주일에 30분 단위로 할 수 있는 휴식을 미리 계획해두고, 그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Q11.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쉼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피로의 악순환]이라는 말이 있다. 피로가 누적되면, 일에서 집중력이 저하되고, 그러면 실수가 많아지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고, 그러면 또 쉴 시간이 부족하고 그러면 더 피로가 누적되는 악순환이다. 반대로 [몰입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도높은 휴식의 싸이클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잠, 좋은 휴식, 텅빈 시간들이 다시 업무로 복귀했을 때, 짧은 시간에도 강하게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Q12. 책 [나의 일주일과 대화합니다]에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도 중요하게 나온다.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나?

나에게 늘 가장 유효한 질문은 이거였다.

[오늘 하루 중에서 제일 감사했던 일은?]

불안한 시기를 겪을 때마다 잊게 되는게 ‘감사'의 마음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게 다 당연하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이뤄야 하고, 다음 단계로 가야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 [오만]이 생긴다. 그리고 오만은 불안을 꼭 동반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감사를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오늘 아침에 늦지 않게 일어난 것, 깨끗한 물 한잔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안전하게 일하고 있는 것, 좋은 대화를 잠깐 나눈 것, 나를 위해 잠깐 산책한 것. 이런 작은 감사들을 떠올리면서 하루를 마감하면, 다음 날 아침까지 그 기운이 이어질 때가 많다.

Q13. 혼자서만 휴식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휴식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휴식을 공유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상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지 들을 수 있는 창구는 많다. 반대로 시시콜콜하게 일상을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휴식하는지 그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일이 참 어렵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휴식에 대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휴식법이 정말 좋은 힌트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슬플 때 달리기를 하는구나, 저 사람은 기분전환할 때 노래를 크게 부르는 구나, 저 사람은 방해없는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 혼자 버스를 타는구나.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게 일상에서 정말 좋은 공부를 하는과정이라는 생각한다.

Q14. 앞으로 라이프컬러링의 목표는 무엇인가?

라이프컬러링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루틴과 휴식을 돕는 툴킷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에는 휴식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 많은 휴식의 영감과 아이디어를 확장하기 위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중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휴식법을 알고, 잘 쉴 수 있도록 재미있는 모험을 해나갈 예정이다.

✻ 지금 신청 가능한 휴식 프로그램

[밑미] 일상을 바꾸는 나만의 휴식법 찾기 (10/28 토)

✻ B2B 휴식 프로그램

잘 충전하고 회복하고 싶은 조직이나 단체의 고민에 열려 있습니다. 휴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신 분들은 라이프컬러링 워크숍 안내서를 참고해 라이프컬러링으로 메일 (bora@lifecoloring.me)을 보내주세요!

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