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Letter] 에디터 보라의 7번째 편지
• [제철휴식 텃밭] #체온 #나무멍 #CD정주행
• [휴식상담소] 머리가 복잡할 땐 손을 씻어보세요
• [이벤트] 구독자님의 휴식텃밭을 소개해주세요

여름이 되면 꼭 찾게 되는 나무가 하나 있어요. ‘배롱나무'인데요. 봄에는 워낙 꽃이 많이 피어나지만 한여름의 자연은 온통 초록이잖아요. 초록의 열기를 뚫고 올라온 배롱나무꽃이 기특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해서 늘 배롱나무를 만나면 한참을 마주 보고 서게 돼요.

올해는 유독 여름의 산책을 즐기기 어려웠어요. 툭하면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거든요. 비가 그친 어느 오후, 올여름 처음으로 배롱나무를 만났어요. 떨어져 있는 꽃잎을 주워 손 위에 얹어봤는데, 그 모습과 빛깔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이렇게 한참을 꽃을 바라보고, 또 나무를 바라본 게 얼마 만인가 싶었고요.

삶의 리듬이 너무 빠를 때는 새 잎이 나고, 꽃이 피고, 나무가 울창해지고, 또 잎이 지는 순간을 감지하기 어렵잖아요. 비가 잠깐 그친 어느 날, 나만의 리듬을 바로 세우고, 천천히 걸으며 더 많은 나무와 하늘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주, 아주 천천히 걷는 나를 위한 산책을 계획 해보시면 어떨까요?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멍 때리며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을 한참이나 보았어요.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인사하듯 살랑이는 나뭇잎에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의 저를 돌이켜보면,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뚫어지게 멍하니 바라보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바람 소리, 매미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 —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전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여름이 가기 전 예쁜 초록의 나무들을 더 많이 구경하고 싶어요.

휴식텃밭 상담소

“머리가 복잡할 땐 손을 씻어보세요”

제철휴식 에디터 혜미의 휴식 처방

G님, 혹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을 아시나요? 사람의 뇌는 부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아무리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도 '이미 그 말을 하는 순간 코끼리 한 마리가 머릿속에 자리 잡힌다'는 이야기예요. 마찬가지로 아무리 일을 생각하지 말고 잠깐이라도 좀 쉬자고 다짐해 봤자 이미 그 일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일에 대한 생각을 잠깐이라도 끊어내고 싶을 때 일단 먼저 몸을 움직여요. 손을 씻으러 간다거나, 잠깐 물을 마시러 가거나 조금 여유가 있다면 샤워도 하고요. 스스로에게 단절의 경험을 제공 하는거죠. 그리고 지금 움직이고 있는 몸을 하나씩 관찰해요. 손을 씻을 때는 비누가 꼼꼼히 발라졌는지, 손에 느껴지는 물의 온도는 어떤지. 물을 마실 때는 목부터 가슴, 배까지 물이 흘러 내려가는 감각을 집중해서 느껴보곤 해요. 어떤 판단이나 생각을 더하지 않고 몸의 감각과 움직임에만 그냥 집중하는 거예요.

그렇게 의도적으로 일에 대한 생각의 꼬리를 자주 끊어내고 지금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의 틈을 조금씩 만들어주는 것도 일상 속 작은 휴식이 될 수 있어요. 10분의 여유가 없다면 1분씩 쪼개서 10번을 틈틈이 해보는 것도 방법일 거예요.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오늘도 제대로 쉬지 못하셨다면, 지금 바로 손을 씻으러 가보는 거 어떨까요?

지난 호에 소개 된 제철휴식 텃밭 이벤트에 많은 구독자분들이 응모해 주셨어요. 그중에서 3분의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한량 #헬로 #지민이 님 축하드려요! (당첨자분들께는 개별 연락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관심에 힘입어 휴식텃밭 소개 이벤트를 한 번 더 연장해 진행합니다. 나만의 제철휴식 텃밭을 소개해 주시면 1분을 추첨해 휴식 수집가 보드게임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8/25, 당첨자 개별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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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철휴식, 어떠셨나요?

• 보라: 라이프컬러링을 운영하며 <내가 좋아하는 휴식리스트 만들기>, <휴식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자칭, 타칭 휴식 덕후. 사람들이 각자의 휴식을 발견하는 모습이 좋아서, 나만의 휴식법을 발견하는 <휴식 수집가 보드게임>을 개발했습니다.
• 혜미: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고 믿는 마음 건강 전도사. 건강한 휴식의 가치를 전하는 <시속삼십킬로미터>를 운영하며 동시에 멘탈케어 서비스 <트로스트>의 감정마켓 리드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