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철휴식] 님, 올해 최고의 휴식은 무엇이었나요?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2022. 12. 23.

뉴스레터 제철휴식

🥕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제철휴식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덧 올해 마지막 레터를 보내네요. 돌아보니 제철휴식은 올 한 해 8개월간, 총 15번의 레터로 구독자분들께 휴식의 순간을 나눴어요. 제철휴식 텃밭을 가꾸며, ‘빈둥 텃밭’, ‘관찰 텃밭’, ‘놀이 텃밭’ 각각의 텃밭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싱싱한 휴식의 순간을 소개하기도 했고요. 구독자분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휴식 고민 상담소를 운영하며 휴식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나누기도 했어요. ‘업적 대신 사는법을’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유명인의 휴식을 가상 인터뷰로 소개하기도 하고, 또 구독자분들에게 휴식 텃밭을 무료로 분양하는 소소한 이벤트로 진행했답니다.

구독자분들에게 이 편지를 읽는 시간 동안만큼은 잠깐 쉬었다는 감각을 전하고 싶었어요. 제철 휴식을 운영하는 저희 둘 역시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도, 휴식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강제 휴식(?) 구간을 만들기도 하고, 일상에서 ‘지금, 이거 휴식 같아!’하는 느낌을 한 번씩 상기하기도 했답니다.

2023년에도 제철휴식은 작지만 소중한, 제철의 휴식 순간을 배송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끈끈하고 다정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휴식의 순간을 귀하게 여기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철휴식 연말정산

올 해 뉴스레터 제철휴식에서 소개한 제철휴식 텃밭 중 인상적이었던 16개의 장면을 선정했어요. 월별로 선정된 휴식 텃밭을 둘러보며, 여러분 마음 속에 가장 와 닿는 휴식텃밭에 투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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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휴식 ]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나

요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특히 ‘해방클럽'을 활동을 보면서,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나?’에 대한 질문에 답을 써 보고 싶었어요. 노트를 하나 꺼내 써보고 싶어졌어요. ‘누군가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 ‘지금, 당장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불안', ‘거절하면 미움 받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 이것들로부터 해방되면, 저는 조금 더 가벼워질까요. 이 문장들을 답으로 써 두고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었어요. 종종 거리며 일을 해결하고, 조바심을 내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싶어했던 장면들이요. ‘내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는 해방의 시간을 조금 더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있는 휴식이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휴식을 그저 바라보는 것

요즘 달리기 너무 좋은 날씨죠. 지난 주말에 러닝을 하는 중에 동네 카페에 있는 ‘콩이'라는 고양이를 만났어요. 목에 야무지게 이름표까지 달고 햇빛 따스한 테라스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달리기는 잠시 멈추고 가만히 콩이를 바라보며 저도 쉬어갔어요. 한껏 쓰다듬어주고 싶었지만 콩이의 소중한 휴식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앞에 앉아 눈인사만 나눴어요. 누군가의 편안한 순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휴식이 될 수 있겠다는 걸 콩이 덕분에 알게 되었답니다.

[ 6월의 휴식 ]

길을 걷다가 우연히 큰 꽃다발을 선물 받아본 적이 있나요

요즘 동네 골목마다 핀 장미를 구경하는 재미가 커요. 주택가 담벼락을 가득 채운 장미 덩굴을 볼 때마다, 그 강렬한 색감에 감탄하게 되고요. 봄에 피는 잔잔한 꽃들도 예쁘지만, 여름을 알리는 화려한 꽃들의 개화가 마음을 설레이게 해요. 일부러 장미 덩굴이 많이 핀 골목을 선택해 걷기도 해요. 길을 걷다가 큰 꽃다발을 선물받는 기분이 들거든요. 물론 약속 시간에 늦어 헐레벌떡 걷는 날도 많아요. 꽃을 관찰할 여유가 있다는 건,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더라고요. 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장면을 흘려보내지 않는 하루하루를 더 많이 만드는 것, 그게 요즘 저의 휴식 목표입니다.

바람이 불어도 좋아, 배드민턴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한 덕에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해 볼 용기(?)가 생겼어요. 먼지가 소복히 앉은 배드민턴 채를 꺼내어 오랜만에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공이 뜻하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긴 했지만, 부족한 제 실력에 좋은 핑계가 되어준다는 사실이 웃겨서 피식피식 웃으며 서브를 날렸어요. 오랜만에 기분 좋을만큼 살짝 땀을 흘렸어요. ‘이번이 마지막!’, ‘이번이 진짜 마지막!’하면서 세트를 이어가는 우리가 웃겼고요. 가벼운 라켓과 공 하나가 주는 기쁨이 이렇게 클 수 있나요.

[ 7월의 휴식 ]

매일 15분, 물놀이 시간

샤워를 길게 천천히 하는 시간을 좋아해요. 일상에서 물놀이 시간을 자주 만들기가 어렵잖아요. 샤워하는 시간을 물놀이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따뜻한 물을 즐기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것이 느껴져요. 후다닥 씻고 나오는 대신, 충분히 느려지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 후부터, 하루에 15분 휴식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샤워하는 순간을 느리고도 온전한 휴식의 순간으로 즐기고 싶어요.

그림자 덕후의 그림자 놀이

저는 주변에서 알아주는 ‘그림자 덕후’인데요. (‘네 생각 나서 찍었다’며 그림자 사진을 선물받을 만큼이요!) 햇볕이 쨍쨍한 날은 물론이고 비 오는 날에도, 야외에서도, 실내에서도 그림자를 곧잘 발견해요. 언제 어디서든지 그림자를 찾아낼 준비가 되어 있달까요. 그림자를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그러면 아무 생각 없이 ‘살아있음’을 만끽하게 돼요. 특별히 아름다운 순간에는 마음이 따뜻한 무언가로 꽉 차는 것 같아 놀이 텃밭에서 오랫동안 기르고 있답니다.

[ 8월의 휴식 ]

퇴근 후 수고한 나에게 대접하는 한끼

퇴근을 하고 나면 말 그대로 녹초가 됩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마트에 들러서 제가 먹고 싶은 음식들을 사요. 종종 맥주도 같이요! 그렇게 집에 들어와서 나를 위한 맛있는 음식을 한 끼 제대로 차려 먹을 때 힐링이 되더라고요. 제 스스로를 수고했다고 대접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CD 정주행하기

얼마 전에 CD를 선물 받아서! CD 플레이어를 장만했어요! 스트리밍과 다르게 재생하면 1번 곡부터 순서대로 끝까지 들어야 하고 앨범을 바꾸지 않는 한 1장의 CD를 무한 반복 하며 듣게 돼요. 처음엔 지겹기도 했지만 지금은 CD에 빠져들어서 가사도 들리고 하나의 공연을 듣는 것 같기도 해요. 음악에만 집중하며 시간 보내기를 추천합니다.

[ 9월의 휴식 ]

가을의 궁

오랜만에 경복궁에 놀러 갔어요. 가을에 맞닿은 궁이 이렇게 아름답다니요. 궁과 하늘, 산이 보이는 곳에 잠시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냈어요. 과거의 공간에는 현재를 잠깐 잊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살았을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가,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봤다가, 한복 입은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무용한 생각들을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머리가 개운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가을이 가기 전, 이렇게 가만히 앉아 마음이 떠다니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요.

번거롭지만 오히려 좋아

요즘 캠핑의 매력에 빠졌어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지금이 딱 캠핑하기 좋은 날씨 같아요. ‘세상에 모든 좋은 것은 번거롭다’는 말이 있는데 캠핑이 대표적인 번거로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텐트를 치는 것부터 불 피우고 요리하고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면 몸은 고단하지만, 정리를 마치고 캠핑 의자에 앉아 자연 속 고요함과 맑은 공기를 흠뻑 느끼다 보면 내가 했던 고민과 걱정의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껴요.

[ 10월의 휴식 ]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찰

종교는 없지만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아서 가끔 산 속에 있는 절에 다녀오곤 해요. 드라이브를 하다가도 절이 있다는 표지판이 있으면 한번씩 들러보곤 하는데, 낯선 곳인데도 도착하면 왠지모를 편안함과 안정감이 들어요. 시간대가 잘 맞으면 스님이 불경을 읽거나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어렸을 땐 향 냄새를 싫어했는데 이제는 인센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향 냄새까지도 편하게 느껴져요. 고요하고 평온한 그곳에서 잠시나마 현재에 머물러 내 몸과 마음을 천천히 돌아보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가을볕과 정원

가을볕이 너무 좋아 집에 있는 식물들을 가만히 관찰하는 시간이 늘었어요. 삐뚤빼뚤 자라든, 조금 더디게 자라든 그 자체로 식물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꽃을 피우고, 자신만의 계절에 맞춰 잎을 내는 식물을 보며 위안을 받는 요즘 아침이에요. 식물을 관찰하며 스스로를 채근하지 않는 법을 배웁니다. 올 가을이 가기 전, 식물이든, 동물이든, 자연이든 사랑을 듬뿍 담아 바라보는 느긋한 휴식을 더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요.

[ 11월의 휴식 ]

자기만의 색을 뽐내는 가을

자기만의 색인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을 맘껏 뽐내는 가을을 사랑합니다. 집이 4층인데, 아침에 방에서 나와 베란다로 가면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온 집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어요. 마치 따뜻한 태양과 가까이하는 느낌이에요. 버스정류장에 있는 나무를 또 관찰해요. 언제 이렇게 노랗게 변했지? 아름답다 생각하며 사진도 찍어보고요. 가을은 나무 관찰하다가 시간 다 가는 것 같아요.

공항에서 즐기는 상상 여행

공항과 가까운 지역에 살아서 가끔 혼자 해외여행을 간다고 스스로 상상하고 공항을 놀러 가요. 캐리어까지 챙겨서 진짜 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공항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식당에서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내며 그 주어진 시간을 여행처럼 여기죠. 여행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저에게도 그 기대와 설렘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공항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일상 속 특별한 휴식이 되어줍니다.

[ 12월의 휴식 ]

첫눈이 내린 아침 출근길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왔더니 밤새워 눈이 너무 예쁘게 내렸어요. 내린 눈을 멍하니 한참이나 바라봤어요. 자연은 늘 멈춰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어요. 나뭇잎 위에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이 낯설고도 예뻐서 사진으로 담게 되더라고요. 늘 정신없던 출근길이었는데 눈을 보면서 잠깐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평화롭고 조용했던 아침의 낭만이 이번 주의 좋은 휴식이었습니다.

추위를 잊게하는 가슴 속 3천원

겨울의 제철 간식 붕어빵을 사 먹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가슴속에 3천 원’을 넣어두고 시장으로 털레털레 걸어가는 기분이 참 좋아요. 붕어빵이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잠깐 추웠던 감각도 잠시 잊게 돼요. 따뜻한 붕어빵 봉지를 가슴팍에 폭 안고서 희희낙락 걸어가면서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가 요즘 제 일상의 휴식이에요. 겨울이 가기 전, 이 재미를 몇 번 더 누릴 수 있을지 두근두근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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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제철휴식 에디터

보라: 라이프컬러링을 운영하며 <내가 좋아하는 휴식리스트 만들기>, <휴식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자칭, 타칭 휴식 덕후. 사람들이 각자의 휴식을 발견하는 모습이 좋아서, 나만의 휴식법을 발견하는 <휴식 수집가 보드게임>을 개발했습니다.
혜미: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고 믿는 마음 건강 전도사. 건강한 휴식의 가치를 전하는 <시속삼십킬로미터>를 운영하며 동시에 멘탈케어 서비스 <트로스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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