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일몰과거리 #차와일기 #저녁달리기
  
• [제철휴식 곳간] 휴식크루와 함께 읽은 8월의 책
• [제철휴식 장비소] 차완, 차시, 차선
• [제철휴식 상담소] '나다운 일'이란 무엇일까요
• [소개] 뉴스레터 요정도사전을 소개합니다
• [할인 소식] 추석 때 가족들과 비슷한 대화를 나누는 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해외 생활 오래하면서 외노자로 매일 새벽에 일을 마치고 집에 갔는데요. 한국에 오면서 저 자신과 약속한건 나 자신을 더 사랑하기 였어요. 요즘, 성수역 6:30에 일몰이 보이는 거리를 걷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요! 예전엔 노을보며 밥먹고 다시 일하러 갔는데, 그래서 너무 소중한 거 같더라구요! 오늘 하루 고생했고 나와의 약속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성수역에서 한양대까지 두 정거장 걷고 일몰 지면 집에 돌아가서 엄마가 만든 밥을 먹는게 너무 감사해요! (십년 넘게 기름진 회사 밥만 먹었는데 일마치면 엄마가 뭐뭐 만들어놨다 빨리와라 말주시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ㅎㅎ) 밥먹고 넷플릭스 아무거나 봤는데 늘 보고나면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날씨가 선선해졌으니 이제 로드 자전거 타고 한강에도 가보려고요.

조용한 공간에서 건강에 좋은 차를 한 잔 마셔요. 차를 마시고 숨을 크게 한 번 쉬어주면 건강한 느낌의 휴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음 그동안 복잡하게 얽힌 생각들을 종이를 펴서 하나하나 적어보아요. 일기처럼 감정도 적어보고 앞으로 해야할 일을 한가지씩 적다보면 얽혀있던 감정들이 가벼워지고, 해소되는 기분이 듭니다.

휴일을 앞 둔 저녁, 달이 뜬다는 소식을 보고 시간에 맞춰 운동복 차림으로 길을 나섰어요. 20분을 달려 집과 가까운 한강인 마포대교까지 도착했어요. 대교를 가로 지르며 달리는 내내 왼쪽에 달이 나를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았어요. 대교의 반대편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바람이 불어오는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잠깐 멈춰 강물 위로 일렁이는 달빛을 보고, 사진으로 담았어요. 그리고 그 순간 떠오르는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어요.

제철휴식 곳간

꼭 기억해뒀다가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휴식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좋은 휴식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 줄 책 속의 한 줄, 영상 콘텐츠의 그 장면, 유명인들의 휴식법까지. 하나씩 꺼내 즐기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지난 9월 3일, 휴식크루 2기와의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매개로 2시간 동안 휴식의 대화를 나눴는데요. 8월에 함께 읽은 책은

❶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❷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였습니다.

『이 순간의 나』는 나를 중심에 두고 지금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는 실존적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어요. 과거와 미래라는 틀을 벗어던지고, 오직 이 순간을 살 때만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하죠.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때 이른 성공을 이룬 작가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17년간 숲 속에서 수행을 한 기록을 담고 있어요. 생각이 내가 아님을 깨닫고, 불안에 맞서며, 나로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누구에게나 고통이나 시련은 온다’라는 사실을 함께 다시 상기했어요. 동시에 ‘누구에게나 행복이나 기쁨의 순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는 것을요. 이 두 가지가 계속 왔다 갔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이 두가지 곡선을 동시에 보자. 그렇게 ‘마음의 대차대조표’를 그리며 살아보자.’는 이야기도 나눴죠. 고통도 기쁨도 건강히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연습을 하면서요.

크루들과 함께 밑줄 그은 부분을 모아 소개합니다.

『이 순간의 나』 - 에크하르트 톨레

• 마음을 관찰할 수 있다면 언제든 더 이상 마음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무심이란 생각에서 벗어난 의식을 말합니다. 오직 이와 같은 방식으로만 생각은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인간관계 자체를 피하는 것도 해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고통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입니다.
• 시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정체성 때문에 과거에 얽매이고, 성취감 때문에 미래를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 모든 중독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직면하는 걸 거부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 고통은 오로지 고통만을 먹고 살아갑니다. 고통은 기쁨을 먹고 살 수 없습니다.
• 호수의 수면은 계절에 따라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바람이 불어 요동칩니다. 그러나 깊은 곳은 언제나 고요합니다. 당신은 호수 표면이 아니라 온전한 호수 전체입니다.
• 자신을 관찰하면서 당신의 정신과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편안한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실패도 성공도 존재의 내면 상태를 바꿀 수 없습니다. 당신이 이미 삶의 상황 아래 놓여 있는 삶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 상황에서 비롯된 행복은 결코 깊지 않습니다. 저항 없이 내면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발견한 생기 넘치는 평화와 존재의 기쁨에 비하면, 그런 행복은 희미하게 반사되는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 강렬한 현존 상태에 머무를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황과 사람을 변화시키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것이 성장하려면 소멸이 필요합니다.
• 소음을 비롯해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이든 당신을 통과해가도록 두세요. 당신의 내면에서 단단한 ‘벽’에 더 이상 부딪히지 않도록 합니다.
• 생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 특히 마음의 반복적인 패턴을 조용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인간관계가 행복이 아닌 깨달음을 위한 것임을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인간관계에서 구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찾아올 더 높은 차원의 의식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 저는 여러분이 손을 조금 덜 세게 쥐고 더 활짝 편 상태로 살 수 있길 바랍니다. 조금 덜 통제하고 더 신뢰하길 바랍니다.
• 인간만이 자신과 맞지 않는 다른 존재를 성가시다고 여깁니다.
• 우리 뇌는 애초에 부정형으로, 즉 무언가를 없애는 방향으로 사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생각을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면 앞으로의 삶에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유익할 것입니다.
•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 우리 역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마다 결국 또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자신을 꾸짖거나 이번에는 어느 정도 해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또다시 흐름을 놓쳤다는 것에 주목한 뒤, 그 생각을 내려놓고 원래 집중하려던 대상으로 차분히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 저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용어가 편치 않습니다. 한 순간도 마음(mind)이 진정으로 충만하다(full)고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늘 허전해서 누군가로 또는 뭔가로 채워졌으면 하는 공간이 남아돌고 있지요. 제가 추구하는 건 의식적 현존 상태, 즉 지금을 온전히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제철휴식 장비소

휴식은 장비빨, 장소빨. 휴식을 돕는 장비와 장소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제철 휴식의 시작, 혼자서 어렵다면, 적절한 장비와 장소가 주는 에너지를 받아보자구요.

제철휴식 상담소

💬 여러분은 ‘나다운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난 수요일, ‘잘 쉬고 잘 일하기’를 주제로 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강연 자리가 있었어요. 성북문화재단과 함께 청년분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그 날의 이야기를 여러분께도 공유하고 싶어 편지를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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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이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요?"

큐레이터 보라의 이야기

이 주제 앞에서, 라이프컬러링 이라는 작업을 시작하고 브랜드를 만들게 된 저의 처음 시작을 다시 떠올려보았어요.

7~8년 전 퇴사를 하고 나서, 갑자기 마주한 불안과 두려움, 미뤄뒀던 부정적 감정을 감당하기 어려워 저는 자꾸 새로운 일들을 더 벌리기 시작했었어요. 그러다 번아웃을 겪었고요.

무얼해도 재미가 없다고 느끼던 시기에 우연히 발견한 이 차트에서 묘한 위로를 얻게 됐어요.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하루 루틴이 컬러블록으로 그려진 도표였는데요. 각자 삶의 루틴이 너무 다르다는 게 좋았어요. 나의 삶의 방식은 내가 만들어갈 뿐, 이상적인 것도 더 좋은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 일상도 이렇게 컬러블록으로 나누어 시각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스스로를 치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작업을 친구들이 궁금해해줬어요. 친구들과 모여 일주일의 루틴을 함께 그리면서 서로의 삶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됐죠.

“우리의 삶에 기쁨과 고통이 늘 공존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어요. SNS에서 항상 행복해 보이기만 했던 친구가 어떤 마음의 고난을 겪고 있는지, 한 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가 사실은 자신의 내적성장을 위해 어떤 용기 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어요. 우리의 삶은 그저 좋은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를 반복해서 겪는 것의 연속이라는 사실도 인정하게 되었고요.

결국 이 작업은 친구의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었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워크숍의 형태로 진화하게 됐어요. 처음 1년 반 정도는 거의 수입이 없는 채로 이 작업을 이어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라이프컬러링을 했었던 이유는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스스로를 무리하게 다그치거나 몰아붙이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 이런 점이 좋았어요.

❶ 이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나눌 수 있었어요.

❷ 이럴 때 이런 작은 시도가 나에게 의미있었다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무기력이나 번아웃을 겪고 있을 때는 앞으로 한 발 나아가는 것도 정말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저였기 때문에, 초보자적 관점으로 한 주의 루틴을 돌아보고 계획하는 법을 도울 수 있었어요.

무기력했던 시기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아하 모먼트’로 다가왔어요. 힘든 시기를 겪었던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너무 괴로워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했지만 이 시기가 타인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꽤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이후로 저는, [힘든 시기], [슬럼프], [번아웃], [부정적 감정]과 같은 단어를 다른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이런 시기를 겪는 것은 나의 부족함이나 결핍으로 끝나지 않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되는 시간]이라고요.

저의 부족함은 [무기력]이었어요. 무기력은 저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지만, 무기력이라고 써 있는 한 면만 보자면, 영원히 그 어두운 면만을 볼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힘든 시기를 통과해, 저만의 방식으로 해 본 작은 시도들을 겪고나니, 카드의 뒷면에 무기력의 다른 말이 적혀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무기력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라는 말이었죠. 누구보다 잘, 그들을 이해하고 초보자적 관점에서 그들의 작은 시도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저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라이프컬러링이라는 브랜드를 확장하게 되면서,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은 [번아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 [나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는 사람], [쉴 시간이 하나도 없는 사람], [쉬는 법을 모르는 사람],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고 싶은 사람]과 같이 더 큰 경계로 늘어났지만,

돌아보면 시작은 무기력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고, 다시 그 시작에는 제 무기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휴식북클럽에서도 소개했던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문장이에요!)

"혼란이 우리는 구원한다.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혼란을 꽉 붙들라. 따지고 보면 혼란은 남이 내놓은 해답에 치명상을 입지 않고 남이 내놓는 발상에 능욕당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최고의 방패이자 최고의 친구다. 혼란스럽다면 아직은 자유로운 것이다."

혼란이 구원이자 자유라면, 부족함 역지 구원이자 자유라는 걸, 부족하다면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어요.

여러분 스스로가 생각하는 부족함은 무엇인가요?

그 부족함은 누구를 도울 수 있나요?

✻ 유튜브 라이브로도 진행된 강연의 전체 영상도 함께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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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좋아하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안전하게 감정을 교류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 하기 어려워하는 어른들도, 간단하고 쉬운 대화 가이드와 함께 하면 마음을 나누는 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엄마, 아빠와 찐한 테스트를 완료했답니다. 서로가 좋아하는 시간을 알고 그걸 매개로 대화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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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번 제철휴식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