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은 오늘이 제철, 제철휴식

제철은 ‘알맞은 시절'을 의미해요. 휴식에도 제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늘, 지금일 거예요. 오늘의 휴식을 내일로 미루면, 일상은 금방 상해버리니까요. 오늘의 작은 휴식의 틈을 놓치지 않도록, 매월 두 번 제철휴식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 건강하고 싱싱한 일상을 만들어보세요.

• [제철휴식 텃밭] #찬바람과인센스 #좋은질문 #팟캐스트
  
• [그 사람의 휴식법] 배우 송혜교의 휴식법
• [휴식상담소] 마음껏 쉬는 게 불안해요
• [휴식텃밭 분양] 텃밭 무료 분양 중

• 빈둥 텃밭: 속도를 멈추는 시간, 이완하는 시간, 성과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뜻해요.  빈둥거리는 시간,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 목적 없이 걷거나 낮잠을 자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관찰 텃밭: 거리를 두고 나를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는 시간을 뜻해요. 일상의 속도가 빠를 때는 눈치채지 못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성찰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 놀이 텃밭: 새로운 것에 몰입하거나, 다른 자아가 되어보는 엉뚱한 경험을 뜻해요.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하거나, 얼음을 와그작 씹어 먹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이 여기에 속할 수 있어요.

저는 요즘 아침이 되면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인센스를 피우는 것을 즐겨요. 코 끝을 때리는 샤-한 바람과 살짝 칼칼하면서도 낯선 인센스 향기를 맡으면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 때 두번째달의 ‘서쪽하늘에’를 틀어두면 금상첨화예요. 광활한 자연 어딘가에 의자를 하나 펴 두고 모닥불 하나를 피워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거든요. 겨울의 차가운 공기에 움츠러드는 대신에, 기꺼이 찬 바람을 즐기며 잠깐의 빈둥텃밭을 만끽하는 아침의 시간을 사랑합니다.

요즘 마음이 답답할 때면 아주 짧게라도 일기를 써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쓰는 글에는 힘이 있잖아요. 아주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고 나면, 정말 중요한 질문이 남아요. ‘왜 그 일이 나를 힘들게 할까?’, ‘지금 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금 천천히 가도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올라와 저를 도닥여요. 마음을 반듯하게 정돈하고 나면, 타인과 건강한 대화를 나누는 일도 더 쉬워져요. 문제에 감정적으로 함몰되기 보다는, 내 마음과 상황을 더 또렷하게 볼 수 있고, 그런 상태에서는 더 건강한 발견이 자주 일어나거든요. 일기를 쓰며 나에게 계속 좋은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바깥 활동을 자주 못하다보니, 새롭게 개발한 집 놀이 루틴이 있는데요. 바로 팟캐스트를 듣는 일입니다. 매주 화요일에 올라오는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의 <[여둘톡]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를 아껴듣고 있어요. 팟캐스트를 들으며 스마트폰을 스크롤 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때로 빨래나 간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듣기도 하고, 편하게 소파에 앉아 가만히 듣기도 합니다. 오직 듣는다는 감각에 집중한 것이 꽤 오래된 일 같아요. 배경음악처럼 흘러가는 노래 대신, 두 진행자의 안정감 넘치는 목소리로 공간을 채웁니다. 신기한 건, 그 어떤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를 볼 때보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피식’, 혹은 ‘푸하하’ 웃는 일이 더 자주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 겨울의 놀이텃밭으로 팟캐스트를 추가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 사람의 휴식법

유명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늘 궁금했어요. 그들은 어떻게 쉴까? 하고요. 무엇을 성취하며 살아왔는지 대신, 무엇으로 쉼의 여유를 만들어왔는지 묻고 싶어졌어요. 동시대의 유명인부터 과거를 살았던 예술가까지, 가상 인터뷰로 그들의 휴식법을 소개합니다. (기존 인터뷰 내용이나 책등에 소개된 이야기를 발췌하여,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Q. 쉴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송혜교: 주로 집에 있는데요.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것을 정돈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옷방 청소를 하고 나면 개운해져요. 쉴 때 집에 가만히 멍하니 있거나 친구들을 불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하지만, 특히 정리나 청소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집 안을 정리하는 일이 노동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반대로 휴식처럼 느껴진다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종종 만나는데요. 몸을 움직여 주변을 정돈하는 일에서 ‘확실한 즐거움’을 느낀다고 해요. 만약 고민이 있는 상태라면, 잠시 다른 일에 집중하는 시간 동안, 뜨거워진 뇌를 식혀주는 역할도 할 수 있겠죠. 무엇이든 원래 있는 자리를 바꾸어, 나를 새롭게 환기 시켜주는 일이라면, 또 그 일이 나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휴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식텃밭 상담소

“어쩔 수 없이 삐걱이고 서툰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 주세요”

제철휴식 에디터 보라의 휴식 처방

‘일을 그만두면 매일 휴식 같을거야’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만, 막상 매일을 쉬게 되면 현실이 그렇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그것 역시 그 상황에 실제로 부딪혀보지 않으면 미리 알 수 없는 일 같아요. 주변에서 알려준다고 해서, 책을 본다고 해서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고요.  

속도를 엄청 빠르게 내던 차가 정지하려면, 감속하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지금은 새로운 생활 패턴에 몸도 마음도 적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한 번에 뚝-하고 멈출 수 없는 것처럼 과도기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삐걱이고, 서툴 수밖에 없어요. 오히려 단번에 여유와 쉼을 즐기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는 환상을 내려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신에, (너무 바쁠 때는 미처 하지 못했던) 지금을 나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하나씩 해보는 시기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무엇을 할 때 마음이 좋아지는지, 무엇을 하면 마음이 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무엇을 할 때 미소 짓게 되는 사람인지, 처음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에 대해 하나씩 공부해 보는 거죠.

일에 치여 정신없이 지냈을 때는 하기 어려웠던 ‘나와 친해지기 연습’을 아주 쉬운 것부터 하나씩 관찰하며 시작해 보셨으면 해요. 휴식은 나를 잘 알고, 나와 친한 친구가 되었을 때만이 선물같이 허락되는 시간이거든요.

‘휴식’이라는 거창한 이름 대신, 온전히 나를 중심에 두고, 내 마음이 가장 좋은 시간을 하나씩 발견해 보는 재미를 만나시기를 바랄게요. 아침 해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든, 새로운 영역의 배움이든, 배를 깔고 누워서 보는 만화책이든,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편견 없이 쉼의 시간을 바라보셨으면 해요.

부디 남은 휴식 기간 동안 나만의 속도로 몸도 마음도 모두 회복되는 시간으로 채워지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구독자분들께 휴식 텃밭을 무료로 분양합니다!

님, 이번 제철휴식 어떠셨나요?

• 보라: 라이프컬러링을 운영하며 <내가 좋아하는 휴식리스트 만들기>, <휴식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자칭, 타칭 휴식 덕후. 사람들이 각자의 휴식을 발견하는 모습이 좋아서, 나만의 휴식법을 발견하는 <휴식 수집가 보드게임>을 개발했습니다.
• 혜미: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고 믿는 마음 건강 전도사. 건강한 휴식의 가치를 전하는 <시속삼십킬로미터>를 운영합니다.